인간의 구조와 자유의지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인간은 우주에서 가장 독특한 존재입니다. 사람은 천사와 유사한 영(Spirit)을 가지고 있으며, 동시에 동물과 유사한 혼(Soul)을 가진 존재로 지음 받았습니다. 창세기 2장에서 하나님께서 각종 실과를 허락하시되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를 금하신 것은, 인간이 기계가 아닌 완전한 자유의지를 가진 인격체임을 의미합니다. 워치만 니는 "우리 의지의 찬성 또는 반대가 있어야만 하나님이든 마귀든 우리 안에서 일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정상적인 영적 질서에서 영은 집의 안주인이고, 혼은 주인의 뜻을 수행하는 청지기이며, 몸은 명령을 따르는 종의 위치에 있어야 합니다.

1. 하나님의 목적: 생명나무를 통한 영의 연합
하나님께서 인간의 혼을 창조하신 목적은 그것을 통해 하나님의 영적 생명과 진리의 본질을 받아들이고 소화하게 하려 하심이었습니다. 하나님의 지식과 뜻을 자기 것으로 삼게 하기 위함입니다. 만약 사람이 혼의 의지를 사용하여 생명나무를 선택했다면, 하나님의 신성한 생명이 사람의 영 안에 들어와 혼을 적심으로 속사람 전체가 바뀌고 몸이 변화되어, 영원히 죽지 않고 썩지 않는 영생을 얻었을 것입니다. 생명나무는 곧 피조물이 창조주를 온전히 '의뢰(Dependence)'하며 그 생명을 공급받는 삶을 상징합니다.
2.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와 혼의 고양
반면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는 하나님으로부터의 '독립(Independence)'을 상징합니다. 하나님께서 이 나무의 실과를 금하신 이유는 사람을 시험하기 위함이 아니라, 사람 속에 영의 생명과 혼의 생명이 공존함을 아셨기 때문입니다. 이 실과를 먹으면 인간의 혼 생명(지력)이 비정상적으로 발전하고 고양되어, 결국 영의 생명은 사망(하나님과의 단절)에 이르게 됩니다. 지식과 성(善)과 악(惡)은 이 세상에 속한 혼의 일입니다. 혼 생명이 영을 억압하면 인간의 모든 활동은 자연계의 영역에만 머물게 되며, 하나님의 초자연적이고 창조되지 않은 생명과 연합할 수 없게 됩니다. 이것이 곧 영적인 죽음입니다.
3. 타락의 경로: 사탄의 밖에서 안으로의 침투
사탄의 공격은 항상 밖에서 안으로 향합니다. 창세기 3장에서 사탄은 먼저 몸의 필요와 육신의 정욕을 자극하며 하와의 혼을 유혹했습니다. 지식을 추구하는 것 자체는 합법적일 수 있으나, 그 결과로 하와의 영은 하나님을 배반하게 되었습니다. 하와의 의지는 세 단계로 무너졌습니다.
- 먹음직도 하고: ‘육체의 정욕’이며, 육체가 외부 자극을 받은 것입니다.
- 보암직도 하다: ‘안목의 정욕’이며, 몸과 혼이 함께 미혹된 것입니다.
- 지혜롭게 할 만큼 탐스럽기도 하다: ‘이 생의 자랑’입니다. '탐스럽다'는 표현은 하와의 감정과 의지가 완전히 동요되어 방관하던 태도를 버리고 그 실과를 주관적으로 좋아하게 되었음을 뜻합니다. 감정은 이때부터 사람의 위험한 주인이 되었습니다.
4. 아담과 하와의 범죄 성격 차이
워치만 니는 아담과 하와의 타락이 서로 다른 성격을 가졌음을 지적합니다. 하와는 지혜에 있어서 약했기에 뱀의 기만에 속아 죄에 빠졌습니다(딤전 2:14). 반면 아담은 뱀의 말이 거짓임을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아내인 하와를 사랑하는 감정 때문에 의도적으로 범죄했습니다. 아담에게는 하와를 사랑하는 것이 하나님보다 높은 우상이 되었고, 이는 창조주의 명령을 거스르는 독립적 결단이었습니다. 이처럼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지 않고 성령의 인도를 의뢰하지 않으며, 스스로의 생각과 책으로 지식을 증가시키려는 모든 노력은 타락한 혼의 활동입니다.
5. 십자가를 통한 지혜의 파쇄와 구원
하나님은 인간의 지혜와 힘이 타락의 원인이 되었기에, 십자가의 어리석은 것으로 지혜 있는 자들을 패하십니다. 지식나무는 인간을 타락시켰지만, 하나님은 '어리석은 나무'인 십자가를 통해 우리를 구원하십니다(벧전 2:24).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 세상에서 지혜 있는 줄로 생각하거든 미련한 자가 되어야 참된 지혜에 이를 수 있습니다(고전 3:18-20, 1:18-25). 사람이 주님께 돌아올 때는 머리(지식)가 아니라 마음으로 믿어 의에 이르게 됩니다(롬 10:10).
6. 혼의 죄와 속죄의 원리
성경에서 범죄의 주도는 항상 혼의 활동입니다. 죄란 의지가 유혹에 찬성하는 것이므로 범죄는 곧 혼 안의 일입니다. 따라서 속죄 역시 혼을 위해 드려집니다.
- "범죄하는 그 혼은 죽으리라" (겔 18:4, 20)
- "너의 생명(혼)을 속하기 위하여 여호와께 드릴 때에" (출 30:15)
- "피가 혼을 속하느니라" (레 17:11)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자신의 혼(영혼)을 속건제물로 드리셨고, 자기 혼의 수고를 보고 만족히 여기셨습니다. 그분이 자신의 혼을 사망에 이르기까지 버리셨기에 우리가 대속의 은혜를 입은 것입니다(사 53:10-12).
7. 결론: 독립을 버리고 의뢰의 생명으로
타락의 핵심은 독립입니다. 하나님을 거역하는 것은 그분을 의뢰할 필요가 없다는 독립의 표명입니다. 선악을 스스로 분별하려는 태도 자체가 독립의 표시입니다. 영에 속한다는 것은 온전히 하나님을 의뢰하고 그분으로 만족하는 것이나, 혼에 속한다는 것은 하나님을 떠나 자유하며 하나님이 주지 않으신 지식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경배하는 일조차 자기를 의지하고 자기를 위한다면 그것은 혼적인 것입니다. 생명나무(의뢰)는 결코 지식나무(독립) 옆에서 자랄 수 없습니다. 마귀의 일은 밖에서 안으로 향하여 영을 죽이지만, 하나님의 일은 안(영)에서 시작하여 생각을 비추고 의지를 사용하여 몸으로 하나님의 뜻을 실행하게 하시는 안에서 밖으로의 역사입니다.